작가는 한국채색화를 새롭게 실험하는 작업에 전념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채색화의 원형은 고구려 고분벽화, 신라시대 단청, 고려 불화, 조선의 초상화, 궁중회화, 민화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근현대 한국채색화에는 천경자, 박생광 등 유수의 작가들이 있어서, 그 역사가 깊고 연구 가치가 크다. ‘한국적인 것’의 가치가 부상되고 있는 동시대에 한국채색화에 정진하고 있는 작가의 개인전은 뜻 깊다고 할 수 있다.
김경희 작가는 늦깎이 한국화가로, 그가 가진 삶의 여정은 남다르다. 60대에 만학도로서 국립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수학하고, 동 대학원 조형예술 디자인과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화가로서의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는 데 전념하고 있는 작가는 <한중교류전-감성과 조응하다>, <전북여성미술인협회전>, <시간이 만든 서정>展 등의 단체전과, 2019 서울 아트쇼(서울 코엑스), 2019 대한민국미술축전 국제아트페어(일산 킨텍스),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등의 부스전에 참여한 전시 경력이 있다. 2019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특선 & 비구상 부문 입선과 2018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한국화 대상, 2019년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한국화 특별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있다.
김경희 작가의 주요 작업은 꽃 작업, 동식물 교차 작업, 그리고 반추상 작업 등이다. 먼저 꽃 작업에서 작가는 세 가지 작업 유형을 보여준다. 첫째는, 동일/유사 이미지의 무한 반복 작업으로, 쏟아지는 꽃 무더기 작업이다. 이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성을 연결하는 동시에 상하, 종횡의 공간이 구분되지 않아서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효과를 준다. 두 번째 방식은, 극도로 미세한 차이가 나는 동일계열 색상들의 실험적 병치 작업이다. 명도와 채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수십 수백 가지의 다르면서도 동일한 계열의 색 표현을 배치한 화면은 신비감을 준다. 작가는 한지 위에 분채, 금분, 은분, 석채 등을 혼합하여 수십 차례 덧칠해가며 원하는 색을 완성한다. 마지막 세 번째 작업으로, 작가는 꽃술의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와 형태를 부각시켜 생명의 기운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작가의 채색은 오방색의 전통에 갇히지 않으면서 서구 방식의 색채 조합을 따르지도 않는다. ‘한국의 기후가 한국의 자연에서 드러내는 것’을 담고자 한다. 그를 통해 좀 더 근원적인 힘, 풍요롭게 번성하는 것의 힘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내면의 직관적 상상과 유희를 거쳐 탄생하는 고유한 ‘분위기(감정을 사로잡는 힘)’를 가진 형상과 색채를 구현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의 채색은 오방색의 전통에 갇히지 않으면서 서구 방식의 색채 조합을 따르지도 않는다. 작가는 ‘한국의 기후가 한국의 자연에서 드러내는 것’을 담고자 한다. 작가가 동시대를 읽어내고 반응하는 직관과 그의 감성적 인식에 따른 색상 표현은 우리 전통과 현대성을 연결하는 동시에 한국의 색, 한국적인 것의 가능성을 열어가고자 한다. 그것은 좀 더 근원적인 힘, 풍요롭게 번성하는 것의 힘을 드러내고자 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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