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한 환경에서 방역수칙 위반, 생활체육·종교 등 다중시설을 연결고리로 한 연쇄 집단감염, 잇단 허위 진술, 감염경로 미상·무증상 환자 속출, 인구 밀집도 등이 다수 확진자 발생의 요인으로 꼽힌다.
7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주 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439명 중 해외유입 47명과 다른 시·도 확진자 4명을 제외하면 지역 감염자는 388명이다. 이 중 북구 거주자가 212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54.6%를 차지하고 있다.
북구 주민은 43만3317명(8월 기준)으로 광주 전체 인구의 29.8%에 불과하지만, 확진자 수는 절반을 넘고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성림침례교회(56명), 광주사랑교회(41명), 일곡중앙교회(30명), 말바우시장 국밥집(16명), 동광주탁구클럽(15명), 배드민턴동호회(14명), 중흥기원(7명) 모두 북구에 있다. 8·15 서울 도심 집회에 참가한 확진자 22명 중 10명도 북구 거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북구에서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이유는 밀폐된 장소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확진자 거짓 진술도 공동체 안전을 위협했다.
8·15집회에 다녀온 성림침례교회 교인은 집회 참석과 예배를 3차례 본 사실을 숨겼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같은 교회 교인들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교회 지하에서 성가대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불렀고, 식사까지 함께하면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졌다. 성가대 지휘자를 비롯해 성가대원 57%가 감염됐고, 이들과 직·간접 접촉한 이들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흥기원과 말바우시장 식당 지표 환자(초기 확진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집단 발병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북구에서는 확진자가 허위 진술로 방역망에 구멍을 뚫은 사례도 잇따랐다. 북구 양산동 일가족 5명은 8·15집회 참석, PC방·교회·도매센터 방문과 검정고시 응시 사실을 숨겨오다 적발됐다. 배드민턴 클럽 초기 확진자도 스포츠센터에 다녀가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
일부의 허위 진술로 방역망이 뚫린 데다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광주 3차 유행' 기간 중 정확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25명)와 무증상 감염자(118명)가 많은 점도 북구에서 조용한 전파가 확산된 배경이다.
또 북구가 자치구 5곳 중 인구 밀도가 높고 인접한 자치구의 유동인구가 많은 점,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65세 이상 인구가 6만4855명에 달하는 점도 바이러스 확산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은 "방역 수칙 위반, 거짓 진술, 다수의 이동·접촉 등이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 의료·방역체계, 사회 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유행 속도를 억제해 나가야 한다"며 "시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북구를 방역 중점 관리 지역으로 지정했다. 광주는 지난달 2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시행 중이다.
김노성 기자 gmdfd883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