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방송 = 이 서 기자 ] 광주시가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수소버스 보급사업이 전용 충전소도 없이 구매 계약부터 맺어 첫 운행도 하기 전에 중고차 신세로 전락하는가 하면 민간사업자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충전소 사업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18년 11월 환경부의 수소버스 시범사업에 서울, 부산, 울산, 창원, 서산, 아산과 함께 선정돼 지난해 수소버스 6대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충전 인프라 구축이 늦어져 올해말 벽진충전소 운영에 맞춰 수소버스를 본격 운행할 예정이다.

벽진충전소는 2018년 12월부터 행정절차를 시작해 주민 동의와 고압가스 충전 허가 신청 등 각종 인허사 사항을 올 상반기에 마치고 7월부터 충전소 설치 공사를 추진중이다.

수소버스는 1대당 6억2000만원으로, 환경부는 시내버스 업체가 국비와 시비 보조금(각각 1억9500만원), 현대차 지원금 1억원을 합쳐 1억3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6월 현대차에 수소버스 6대를 대창운수 등 5개 시내버스 업체에 납품하는 것을 골자로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차는 주문받은 차량들을 같은 해 9월 출고했다.

그러나 전용충전소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그나마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도 모두 수소버스엔 무용지물인 수소승용차 충전소여서 업체들은 출고된 차량을 2년째 인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벽진충전소가 예정대로 구축되더라도 이미 출고된 지 1년3개월이 지난 사실상 중고차 상태에서 차량을 인도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소버스 6대는 현재 전북 완주 현대차 전주공장 출고장에 2년째 보관되고 있다. 사용 연한 감소와 재고 비용까지 덤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연말까지 인수하지 못하면 정부보조금 11억7000만원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이런 가운데 시가 연말까지 충전설비를 보강키로 한 일부 충전소의 경우 주요 설비가 외국산이다보니 코로나19로 일정 잡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 포기도 이뤄져 지난해 12월, 충전소 설치를 위한 사업비를 확보하고 월출동 차고지에 설치하기 위한 기술 검토까지 진행됐으나 민간참여자가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사업을 포기해 이후 장등동 시내버스차고지로 변경하기 위한 설계용역이 진행중이다.

시 관계자는 "충전소 구축이 당초 예상과 달리 늦어지면서 버스 인도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며 "벽진충전소 운영과 맞물려 연내 수소버스를 도입하고, 장등동 충전소 운영시기에 맞춰 수소버스 도입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첨단3지구, 월남동 차고지 등 공영시내버스 차고지 이전 계획에 따라 버스전용 충전소 설치와 수소버스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