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금융 사기(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건넨 돈을 가로챈 뒤 화물차 24시간 배송을 통해 총책에게 전달하려고 한 수금책들이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가로챈 뒤 총책에게 건네려고 한 혐의(사기 등)로 A(20)씨와 B(21)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1시께 광주 북구 한 PC방에서 금융기관 직원을 행세,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건네받는 등 광주·전주 등지에서 총 3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62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B씨는 A씨가 모아온 피해금을 건네받아 총책에게 전달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보이스피싱 피해금 중 4000만 원을 비닐봉투에 담은 뒤 '24시간 화물차 콜 배송'을 통해 서울에 있는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광산구 한 숙박업소 앞에서 '피해금을 담은 비닐봉투를 서울 용산역까지 당일 배달해달라'고 화물차 기사에게 요청했다.
연락을 받은 화물차 기사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해 경찰서를 방문, 신고했다.
경찰은 잠복 수사를 벌여 A씨를 검거했으며, 배송지인 서울 용산역까지 쫓아가 중간 전달책 B씨도 검거했다.
경찰은 B씨가 전국 각지에서 수금한 피해금을 모아 총책에게 송금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 일당으로부터 '서민 대상 저금리 대출 상품이 있다. 기존 대출금을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A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B씨를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총책 검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등급 상승, 거래 실적, 저금리 전환 대출을 미끼로 한 금품 요구는 거듭 확인해야 한다"면서 "최근 금융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학수 기자 01076007003@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