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를 통해 실시한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 우울 관련 심리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실태조사 결과 20~30대의 우울 위험군, 자살 생각률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우울 위험군 관련 지표를 보면 20대는 30.0%, 30대는 30.5%를 차지했다. 청년 3명 중 1명은 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것이다. 평균 우울 위험군 비중은 22.8%였다.
자살 생각률 역시 20대와 30대가 각각 22.5%, 21.9%를 차지했으며, 평균 수치는 평균 16.3%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성의 우울과 불안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우울증을 겪는 수준이 남성(5.2점)보다 높은 6.2점이었다. 불안과 관련해서도 여성이 5.0점으로 남성(4.3점)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국민 정신건강도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지난 2018년 우울 위험군 비중은 3.8%에 그쳤으나 지난해 17.5~22.1%로 치솟은 뒤 올해 3월에는 22.8%를 기록했다. 자살 생각 비율 역시 2018년 4.7%보다 2배 이상 늘어 지난해 9.7~13.8%, 올해 3월 16.3%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자살 동향을 보면, 자살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여성·20대 이하·70대에서는 되려 증가했다. 증가율을 보면 ▲여성 3.9% ▲19세 이하 21.0% ▲20대 6.3% ▲70대 14.2%가 각각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과 무기력함이 취약계층에게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에 대응해 지난해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어 오는 8월에는 관계부처 합동 심리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시도 협의체를 꾸려 심리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개 부처에서 운영하던 52개 관련 사업은 올해 12개 부처 72개 사업으로 확대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비대면 심리 지원, 찾아가는 심리상담 등의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3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 대응인력, 국민 등에 지원한 심리지원 건수는 693만 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부는 취약계층의 정신건강 저하가 심화함에 따라 대상별 심리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청년·여성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청년 특화 마음건강사업을 지원한다. 대학과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업무협약을 통한 맞춤형 전신건강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여성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마음건강사업 ▲난임·우울증 상담 ▲20·30대 여성 자살예방 정책지원단 운영 ▲임신부 숲 태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강도 방역 업무가 이어지고 있는 의료진과 대응인력에 대해선 심리지원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각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보건소 등 관내 대응인력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기적 지원을 하는 한편,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과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심리상담을 안내한다. 소진관리 프로그램, 숲 치유·사찰체험 등 힐링·치유프로그램, 찾아가는 상담 등도 지속해서 지원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완치자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심리지원에 나선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 중인 확진자를 대상으로 센터 내 정신건강 전담 담당자를 지정하고 정신건강평가를 시행한다. 평가 결과 고위험군의 경우 국가트라우마센터 또는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완치자의 경우 격리해제 시점에서 적절한 심리지원을 안내하고 심층상담을 제공하며, 필요 시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지속해서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재난 시기 심리지원 인프라 확충을 위해 권역별 트라우마센터를 기존 2개소에서 올해 5개소로 늘리는 한편, 마음 안심 버스를 총 23대까지 확대 운영해 찾아가는 심리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코로나 우울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중장기적 패널조사를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지원 방안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중대본은 "청년·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심리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소속 직원과 관내 대응인력의 정신 건강을 위해 관계부처와 시·도가 함께 노력해달라"며 "확진자와 가족, 대응인력뿐 아니라 국민이 필요할 때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인석 기자 woman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