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일부 국가에 한해 단체 여행을 갈 경우 격리 면제를 적용받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호주, 이스라엘 등 7개 국가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체결을 추진중이다. 개인 여행은 향후 트래블 버블을 적용키로 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던 면세업계의 숨통은 트일 전망이다. 연말 또는 내년초부터 개인 여행에도 트래블 버블을 적용할 경우 면세업계의 매출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에 따른 수혜는 위스키, 담배가 누릴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다수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위스키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약 1476억원이다. 전년 대비 13.9% 감소세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9년(1292억) 이후 가장 적은 수입액을 기록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주류문화가 코로나19 이후 큰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홈술족이 크게 늘어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개인단위 여행객들의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체 매출의 10~20%를 차지했던 면세점 시장 매출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 여행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판매 채널 활성화는 위스키 업계 실적 회복세를 가속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면세용으로 판매했던 제품들을 일반 소매점에서 선보이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중"이라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해외 여행객 증가는 면세 채널에서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담배업계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위스키 업계와는 달리 담배업계는 지난해 면세용 제품 판매율이 급감했지만 내수 담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실적 타격을 최소화했다.KT&G의 경우 지난해 면세 담배 판매량이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BAT 코리아도 지난해 면세점 매출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업계는 면세 채널 회복이 간절한 상황이다. 7월부터 담배 광고의 외부 노출을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되는데다 가향 담배 금지 추진, 머금는 담배에 고액의 세금 부과 등 정부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서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대변하 듯 일부 업체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BAT그룹은 BAT로스만스에 BAT코리아를 흡수하면서 조직을 축소했으며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2월 대리점 영업 인력 40%를 감축한 바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금연 정책 확대로 인해 내수용 제품 판매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해외 여행객 증가로 감소했던 면세용 제품 판매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회량 기자 woman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