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방송 = 특별취재본부장 윤은상 기자] 나는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되었던 친구가 모교회인 ‘해남 북일중앙교회’에서 선교보고회를 갖는다 기에 동행하여 고향집 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선교 활동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다.

김용은 선교사는 대학 시절 대학 C.C.C 활동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후 영국유학을 마친 후에 귀국했다.

영국시민권을 얻어 영주할 수도 있었고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나 오직 그리스도의 사역을 위해 용인에서 개척교회에 봉사 하시다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 되었다.

지금까지 필리핀 오지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15여년을 사랑으로 온 힘을 기울어 왔다.

친구의 선교 열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절 양림동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다가와서 아낌없이 예수의 사랑을 쏟아부었던 남장로회 65명의 선교사와 가족들의 헌신을 기억한다.

광주.전남 선교의 아버지와 같은 유진벨 선교사는 1895년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나주와 목포를 거쳐 광주로 와서 광주 선교부를 창설하였다.

유진벨선교기념관에서<사진=특별취재 본부장 윤은상 기자 제공>

그는 양림동 일대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숭일학교, 광주 제중병원을 세워 교육과 의료 및 복지에도 힘을 쏟았다. 유진벨과 같아 함께 광주. 전남 기독교 형성의 주역 중 한 명인 오웬은 의사이며 목사로 한국에 오셨다.

1905년 미국 남장로교 의료선교사 ‘놀란’이 유진벨의 임시사택에 진료소(제중원)을 연 것이 광주 근대 의료의 시작이다. 100년이 넘은 역사 속에서 일제강점기에 강제 폐쇄되었다가 광복 후, 결핵 요양원으로 다시 열어, 많은 한센 및 결핵 환자를 치료했다.

1960년대에 주민들의 요청으로 진료과목을 늘리고, 1970년에 선교회로부터 독립, ‘광주기독병원’으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내가 자주 찾게 되는 양림동은 방문할 때마다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된다. 양림동은 광주. 전남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로 일찌감치 기독교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유진벨선교기념관에서<사진=특별취재 본부장 윤은상 기자 제공>

희생과 섬김의 성지로 ‘광주의 예루살렘’ ‘선교마을’ 등으로 불리우며 교육. 의료 .건축 등 광주근대화를 꽃피운 곳이다. 품격 높은 예술의 향유와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인문학적 행사로 주민들이 주도하는 굿모닝 양림(10월), 가래떡 데이(10월-11월), 크리스마스 축제(12월)를 해마다 열고 있다.

양림동에서 한 번쯤 찾아봐야 할 곳은 평생 나병 환자를 돌보며 20세기의 성자라 불리우는 ‘최흥종’ 목사 기념관이다.

최흥종 목사는 1909년 4월 3일 목포에서 활동하던 포사이드 선교사가 급성폐렴으로 죽어가는 오웬 선교사를 치료하기 위해 광주에 올라오는데, 유진벨 선교사의 부탁으로 최흥종은 영산포 나루터에 마중을 나갔었다.

그가 포사이드 선교사를 만나서 광주로 돌아오던 도중에 효천 근처의 산자락에 피와 고름으로 얼룩진 누더기 옷을 입고 추위에 떨고 있는 한센병 환자를 만났다.

그때 포사이드 선교사는 아무렇지도 않는 듯 환자를 자기 말에 태우고 자신의 털 외투를 벗어 입힌 채 광주 양림동까지 걸어오게 되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젊은 최흥종은 큰 충격을 받았다. 같은 민족이라도 혹시 자기가 감염될까 돌맹이를 던지고 멸시했던 한센병 환자를 마치 자식처럼 대해주는 모습을 보고“아 그래 저것이 바로 예수의 사랑이다. 예수를 믿으려면 저 의사분처럼 믿어야 될 것이다” 라는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포사이드 선교사와의 만남은 평생을 가난하고 병든자를 위해 헌신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봉선리에 있는 자신의 땅 1,000평은 기증하여 나환자 진료소를 설치하였다.

1912년 광주시 효천면 봉선리에 한국최초의 한센병 전문병원인 광주나병원이 개원하게 된 배경이 된 것이다. 그의 노력으로 한센병 진료소는 소록도, 애양원 등으로 옮기게 되어 한센병 환자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우리는 암울한 시대 척박한 이 땅에서 오셔서 봉사하고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노고를 기억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하나 때로는 하고 싶지 않는 것, 보고 싶지 않는 것도 보면서 그 일을 해야 한다.

누가 목숨을 걸고 오지에 가서 수많은 어려움과 박해를 받으며 복음 전하기를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소명자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그 길을 망설임 없이 걸어간다.

헌신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싫어도 해야 하고,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길이다. 이것이 사명 자의 길이다. 과거 선교사들이 이 땅에 뿌렸던 사랑의 씨앗들이 이제는 열매를 맺어 여러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사랑이 갖는 강한 파급력이 아닌가 싶다, 사랑을 전하는 축복받는 나라가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강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