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로 평생을 살아온 성실한 여자였다. 단지10남매를 키우며 가정을 돌봤기에 80세가 되어 극심한 관절염을 앓아야 했다. 통증은 손을 움직임과활동을 둔하게 만들 정도였기에 평생을 해온 뜨개질이나 수를 놓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했다. 그래서그녀는 손이 덜 고통스러운 일을 찾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평생부지런하게 일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그녀였기에 아프다고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은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그녀의 그림들은 그 마을 상점에 걸렸다.

하루는 뉴욕의 어떤 미술 작품 수집가가 안나의 마을을 지나다가 그 상점에서 그녀의 그림을 발견하고큰 감동을 받았다.

그녀의 그림은 대부분 풍경화였는데, 기술이 뛰어나거나 전문적이지는 않았지만오래전 미국의 농촌 생활을 정감 있고 따뜻하게 묘사하여 보는 이로 하여간 향수를 불러일으켰기때문이다. 그 계기로 안나는 화가로 데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받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그녀는 80세가 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무려 1500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은 그녀가관절염의 통증을 올 때마다 그 고통을 이기기 위해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모세스할머니로 미국 전역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킨 놀라운 화가로 역사에 남았다.

선다 싱이라는 사람이 네팔 지방의 한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날따라 눈보라와 바람 심하게 몰아쳐서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우연히 만난 여행자 한 사람이 마침 가는 방향이 같아서 두 사람은 동행자가됐다. 살을 에는 추위와 거친 눈보라를 맞으며 마을이나 인가를 찾기 위해 계속 발길을 움직였지만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쯤 걷다 보니 노인 한 사람이 눈 위에 쓰러져 있었다. 선다 싱은동행자에게 이 사람을 돕자고 제안했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힘든 동행자는 화를 내며 거절했다.

스스로의 생존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를 돕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그렇긴 해지만 선다 싱은 차마 그 노인을 버려두고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동행자는 홀로 앞서 떠나고,선다 싱은 노인을 업고 천천히 다시 눈보라 속을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다.

노인을 등에 업은 선다 싱은 몹시 힘이 들었다. 팔다리가 후들거리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들어가며겨우겨우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참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다행히도 선다 싱의 몸에서더운 기운이 발산되어서인지 차츰 등에 업힌 노인이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선다 싱은 지치고힘들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조금도 춥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한마을에이르렀는데, 그 마을 입구에 거의 다다른 채 한 사내가 꽁꽁 언 채로 쓰러져 있었다. 그는 바로 자기 혼자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다.

열대어는 어항 속에 한 종류만 두면 비실비실 죽어버리지만, 천적과 같이 두면 힘차게 잘 산다. 또한호두와 밤은 서로 부딪혀야 풍성한 열매를 맺고, 보리는 겨울을 나지 않으면 잎만 무성할 뿐 알곡이들어차지 않는다.

태풍이 지나가야 바다에 영양분이 풍부해지고,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져야 대기가깨끗해진다.

평탄하고 기름진 땅보다 절벽이나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꽃이 더 향기로우며, 늘 따뜻한곳에서 자란 나무보다 모진 추위를 견딘 나무가 더 푸르다.

이것은 세상의 이치이다. 우리는 부담스러운일이나 어려운 일을 만나면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일들은 우리를 더욱 강인하고아름다운 존재로 만들어 간다.

고통은 기쁨의 한 부분이기에 피하지 말고 반드시 부딪혀 넘어가길바란다. 그 끝에는 분명 내가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