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과 신군부의 엄혹한 시절에 민주화를 위해 투옥되었다가 풀려나온 586세대들의 민주화 발전을 위해서 공헌했던 바를 과소 평가할 수는 없지만 변화된 세상에서도 민주화 경력을 훈장처럼 여기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투쟁 일변도로 정국을 주도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가 발전된 현 상황에서는 민주화 투사보다는 대화를 통한 타협의 기술이 탁월하고 국가경영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품과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현재의 선거직 공직자들의 면면을 보면 대학 시절 민주화에 앞장선 세대들, 대통령비서실의 비서관과 장. 차관 등 관료 출신들, 법조인들, 사업을 통해 부를 축척한 사람들이 선거직에 진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어떤 분은 대통령비서실장과 장관, 국회의원, 국정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80세가 넘은 분도 있다. 특히 국가기밀을 책임졌던 분이 지역을 바꾸어가며 출마하고 등 올드 보이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범죄자와 전과자도 있다.
선거가 가까울수록 이합집산도 가속화되고 있다. 심지어는 조합장이나 지방 선거직 단체장 선거에도 범죄자나 성공한 졸부가 진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나는 지난 연말에 광역지역의 예총 회장을 맡고 있는 분이 음악회를 개최한다 하여 관람한 적이 있다. 순수예술을 하신 분이라기보다는 전직 세무서장, 지방 언론사 사주, 골프장 대표이사, 태양광 사업자로 부를 축척하여 문학예술계에 화려하게 진출하여 최근 재선에 성공하신 80세가 넘은 노익장이다.
당일 음악회와 더불어 옆 아트홀에서는 그가 소장하고 있는 시.서. 화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 유명작가의 그림과 글씨 80여 작품이 전시되었다. 모처럼만에 명사들의 작품을 감상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축하객들의 화환이 즐비하였다. 대단한 분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음악회가 개최되었던 아트홀에 입장하였다. 출연하는 성악가들은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성악가들이었다.
사회를 맡은 분은 중견 여성 성악가로서 예총 회장의 시의 세계에 대해서 유창하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11곡의 음악을 발표하게 되었다. 그의 100여 편의 시가 가곡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였다. 필자도 가곡을 좋아하지만, 그동안 그분의 가곡은 국내 유명성악가들에 의해 불리우는 가곡은 듣지를 못했다.
앞으로도 그의 시를 가곡으로 만들어 매년 발표하겠다는 포부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저명한 시인으로 평가받았던 시인들도 가곡으로 탄생 되었던 시는 극히 드문 일인데 100여 편의 시가 가곡으로 탄생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좋은 시가 좋은 작곡가들에 의해 탄생되어 유명성악가들에 의해 부르면서 국민의 정서를 울릴 수만 있다면 우리 문화 예술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문화와 예술은 돈을 창출하는 상품이고 브랜드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예술 권력이 돈과 결합했을 때에는 사회적인 해악을 낳을 수도 있다.
돈과 권력에 의한 문화 예술 권력의 사유화가 되어서도 아니 되고. 순수예술영역까지 돈을 갖은 분이 독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순수예술을 역임한 바 있는 젊고 유능한 예술인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도 명망가들의 여유가 아닌가 쉽다.
인생을 살면서 나아가고 물러나고 숨는 것도 중요한 선택이다. 진퇴와 현은의 선택을 잘못하면 패가망신을 할 수 있고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군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면서 처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높고 귀한 자리라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발을 들여놓는다면 인생이 구차해지고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또한 내가 있는 자리가 아무리 탐나더라도 있어서는 안 될 자리라면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이다.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는 때를 만나지 못하면 숨고, 때를 만나면 벼슬을 하는 것이 선비의 떳떳한 일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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