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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세계 톱5 역사 쓴 피겨 스케이팅 차준환
작성 : 2022년 02월 10일(목) 18:51 가+가-

▲10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차준환./연합

[여성방송 = 김명희 기자]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연기를 마친 차준환(21·고려대)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더 이상 '남자 김연아'가 아닌 '제1의 차준환'으로 기억될 감동적인 무대였다. 차준환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남자 싱글 '탑5'에 들었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182.87점을 기록했다. 개인 최고 기록(175.06점)과 올 시즌 최고점(174.26점)을 모두 넘었다.

지난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4위)을 받았던 차준환은 합계 282.38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우승한 4대륙선수권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73.22점)을 훌쩍 넘었다. 24명 중 5위. 남녀 싱글을 통틀어 김연아(2010 밴쿠버 금, 2014 소치 은) 이후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다.

깔끔한 연기를 펼친 네이선 첸(미국·332.60점)이 우승했고, 은메달과 동메달은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이상 일본·293.00점)가 차지했다. 3연패에 도전한 하뉴 유즈루(일본·283.21점)는 4위를 기록했다.

차준환은 처음으로 나선 2018 평창 올림픽에서 15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10위 이내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로 점쳐졌다. 하지만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는 훈련을 치르면서 "탑6도 가능하다"고 했고 이뤄졌다.

마지막 4조 세 번째 순서로 나선 차준환은 프리 곡으로 '투란도트'를 선택했다. 피겨에선 곡은 주로 목소리보다는 악기를 사용한 곡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차준환은 투란도트의 주인공 칼라프가 부르는 아리아 '모두가 잠들지 못하리라(Nessun Dorma)'가 포함됐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폴 포츠가 불러 유명해진 그 곡이다.
▲차준환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연합
차준환은 첫 번째 점프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를 시도했으나 착지에 실패해 넘어졌다. 다시 일어선 그에게 박수가 쏟아졌고, 다시 힘을 낸 차준환은 힘차게 스케이팅했다.

그리도 두 번째 점프(쿼드러플 살코)는 완벽하게 착지해 3.19점의 가산점(GOE)을 얻었다.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도 실수 없이 수행했다. 이후에도 차분하게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목표였던 '클린'엔 실패했지만 세계적인 스케이터들과 견줄만한 연기였다.

칼라프는 망국인 타타르의 왕자로 중국의 공주인 투란도트가 내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어내 결혼하게 된다. 그는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며 투란도트에게 거꾸로 '하루 안에 자신의 이름을 맞춰보라'고 문제를 낸다. 공주가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때 칼라프가 승리를 예감하며 부른 곡이 '네순 도르마'다. 투란도트의 배경인 베이징에서 멋진 연기를 펼친 차준환은 첫 점프 실수 탓인지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당당하게 링크를 빠져나왔다.

김명희 기자

news5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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